vs. 
어른 아빠(나)는 젖소부인을 빌려 왔다.
어린 아들은 '니모를 찾아서'를 빌려왔다.
아빠건 비디오테잎이다.
아들건 DVD다.
아빠는 젖소부인을 첨부터 끝까지 다 봤다.. 어느 부분이 잼(?)있는지 대충 파악했다.
아들도 니모를 첨부터 끝까지 다 봤다.. 전체적인 줄거리를 파악했다.
아빠가 젖소부인을 다시 보기 시작한다. (애)로영화는 원래 다시 볼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아들도 니모를 다시 보기 시작한다. (애)들은 원래 지겹도록 반복해 보는 이상한(?)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아빠는 빨리감기 기능을 이용해 필요한 부분만 골라본다. 애로영화는 원래 이렇게 보는 거다.
아들은 화면찾기 기능을 이용해 필요한 부분만 골라본다. 애들은 알고 있다. DVD에는, 지루하게
순차적으로 볼 필요 없이 필요한 부분만 즉각적으로 찾아 점핑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디지털의 미학이란 것을....
어린 아들은 니모를 보며 침을 흘린다. 어린아이들은 원래 침을 잘 흘리기 때문이다.
아빠도 젖소부인을 보며 침을 흘린다. 어른들은 야한 거 볼때 원래 침을 잘 흘리기 때문이다.
세대차는 없어 보인다...
적어도 표면상으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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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 educational system that 블라 블라.,When convenience is valued over quality in education,
we are led directly to 'junk' learning... 어쩌구 저쩌구..."The instant communication offered by
today's media leads to fragmentation. Sequence and exposition are replaced by isolated
context-free factoids,..." ('Computers, Networks and Education', 1991, Scientific American)
~ 라는 사람이 쓴 글 중 일부로, 요지는 신기술에 의한 지나친 편의주의적 교육방식은 junk 교육에
이르는 위험성을 지닌다는 뜻이다. 즉, 정크푸드만 있는게 아니라 정크교육도 있다는 이야기인데..
전체적인 내용을 조금 더 정리하면..
전통적 교육이나 정보전달방식의 핵심은 Sequence와 그에 따른 자연스러운 Context 제공이며,
그 과정은 현대의 그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리고' '고통스럽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현대기술의 총아라 할 수 있는 컴퓨터 혹은 DVD는 장면찾기 기능을 통해 Sequence를
무시할 수 있으며, 특히 인터넷의 하이퍼링크는 context를 무시한채 즉각적인 정보제공과 피드백을
가능케 한다. 즉, 현대 기술에 의한 교육/정보전달 방식의 핵심은 "Visual Immediacy"로 정리될 수
있는데, 문제는 '빠르고' '편한'만큼 강한 '중독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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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어린 아들의 모습에 투영시켜 보자..
시나리오 1) 차분하게 앉아 1쪽 부터 마지막쪽 까지 순서대로(Sequence) 책을 읽어 가며 자연스럽게 문맥(context)을 파악하고 그 안에서 요지를 이해하고 조합해 가는 모습...
시나리오 2) 모니터 앞에서 한 순간의 클릭만으로 원하는 부분으로 바로 점핑 (out of sequence)해
필요한 정보(out of context)만 취할 수 있는 편리함에 길들여진 모습...
굳이 아이들에게 투영시킬 필요가 있을까? 바로 현재의 우리들 모습이다....
최근 인터넷 게시판 문화의 주류는 디카를 중심으로 한 사진과 이미지다. 글보다는 이미지가 우선
한다. 활자(sequence / context)가 물러난 자리에 순간을 오려낸 (out-of-context) 이미지만 남아
있으며, 디카가 권력이란 소리가 결코 과장되어 들리지 않는다.
글은 무조건 짧아야 하고, 논리적이기 보다는 감각적이어야 한다. 차라리 이미지를 위한 보조수단
이라고 보는게 더 정확할지도 모른다. 태백산맥이 반세대만 늦게 출간되었다면, 한길사는 어쩌면
쪽박을 찼을지도 모른다. 삼국지류의 대하장편소설은 이제 '처세학'을 마케팅 포인트로 드러내
놓지 않는 한 그 수명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다른 한편에선 편지가 이메일에 밀려 나더니, 이젠 더 빠른 메신져가 이메일을 밀치고 들어온다.
바로 'Visual Immediacy'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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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사회학을 가르치고 있는 선배가 들려준 체벌에 관한 흥미있는 이야기 한 소절....
"우리 부부는 아이들을 때리지 않아... 그 보다 더 무서운(?) 벌을 주지....
그냥 빈 방에 들어가서 아무것도 못하게 해... TV도 볼 수 없고, 게임도 할 수 없고, 심지어는 책도
읽지 못하도록 하지... 문을 잠그지도 않아. 그냥 가만히 앉아서 무엇을 잘못했는지 생각 하라고 해...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이걸 견디지 못 해... 자는 시간 빼곤 항상 주위의 무엇인가로 부터 자극을
받고 또 그 자극에 반응을 하지...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걸 견디지 못하는 거야.
가만히 있는게 아이들에게 체벌이 되는 세상이야... 디지털시대의 아이러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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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지식뿐만 아니라 지식을 배우는 '방법/과정'을 학습하는 것이며, 고통스러운 학습과정을
통해 또한 '인내'를 배울 수 있다. 그러나 컴퓨터로 대변되는 현대기술은 '효율'이라는 명분아래
그 고통(?)스러운 과정을 최대한 생략한다...
그래서 난 결심했다... 뭐 별건 아니고...
아이들 잠들기 전까지는 절대로 컴터를 하지 않는다....
그리고 절대로 컴터 일찍 가르치지 않겠노라고...
시대의 트렌드를 욕할 필요도 없고, 또 굳이 맞서 저항해야 할 대상도 아니다.
그래봐야 나 늙은것만 더 돋보인다.. 언젠가는 아이들도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서 컴퓨터를 배우고 다른 디지털기기들을 익숙하게 다룰 것이다.
그러나 ... 굳이 먼저, 빨리 가르치려 하진 않겠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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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다 읽었다면,
당신은
나같은 구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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