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투모로우

개봉 : 2004.06.03

감독 : 롤랜드 에머리히

출연 : 데니스 퀘이드(잭 홀 박사), 제이크 질렌홀(샘 홀), 이안 홈(테리 랩슨)

 

 

 지구 온난화와 관련된 환경 운동가로 변신한 미국 전부통령인 앨고어가 2007년도 노벨 평화상을 받아서  자연스럽게 그가 평소에 외쳤던 환경 문제가 일반인들에게 새롭게 각인되었다. 그래서 몇년전 개봉된 지구 온난화와 관련된 영화인 투모로우도 관심을 받았다. 투모로우는 재난 영화로 엄청난 사이즈로 승부하는 대표적인 할리우드 감독인 롤랜드 에머리히가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다. 인디펜던스 데이, 고질라, 프릭스까지 그가 맡은 영화중 상당수는 '재난 혹은 인류의 위기' 를 주제로 하는데 투모로우도 역시 예외가 아니다. 오히려 이 작품에서는 그 재난의 강도가 훨씬 임팩트해서 최홍만 크기의 거미떼가 한 마을을 습격한다는 프릭스와는 비교가 안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1만년전에 끝났던 빙하기가 다시 찾아온다는 설정은 우리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을 넘어 멸종까지 이르게 한다.

 우선 영화의 기본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잭 홀박사라는 기후학자가 있다. 그는 남극을 조사하던 중 우연히 지구에 큰 기온 하락이 있을 것을 예상하고 국제회의에 그와 관련된 연구를 발표한다. 기후학자는 회의에서 급격한 지구 온난화로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아 바닷물이 차가워지면서 해류의 흐름이 바뀌게 되어 결국 지구 전체가 빙하로 뒤덮이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들 콧방귀를 뀌고 박사의 말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모두들 지구 온난화가 심각한 문제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박사가 말한 것은 지나치게 비약한 허황된 주장이라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얼마 지나지 않아 발생한다. 일본에서는 수박만한 크기의 우박이 떨어지며 인도 뉴델리에서는 눈이 내리는 사태가 일어나기도 한다. 박사가 예고했듯이 세계 곳곳에서 이상 기온이 발생하며 모든 사람들은 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갑작스런 재난에 당황하는 미국 정부는 박사에게 해결책을 구하기 위해 연락한다. 박사는 곧 지구의 북방구가 모두 얼음으로 뒤덮일테니 그 곳 사람들은 버리고 남방구의 남은 사람만이라도 최대한 남쪽으로 내려가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퀴즈쇼에 참가하기 위해 뉴욕으로 떠난 아들을 구하기 위해 길을 떠난다. 하지만 뉴욕은 이미 엄청난 눈이 내렸고 많은 사람들이 추위로 목숨을 잃었다. 잭은 과연 지구를 구하고 아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위 사진은 베란츠라는 섬에서 찍힌 북극곰으로 작은 얼음 덩어리 위에 불안하게 앉아 있는 그림이다.

‘2007년 쉘 야생 생물 사진가’ 콘테스트에서 ‘하나의 지구’ 부문 2위를 차지한 작품이기도 한 이 사진은 우리에게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일깨워준다. 이 사진과 관련해서 ‘북극곰의 익사’ 라는 사례가 요즘 심심치 않게 보고되는데 그것은 현재 북극에서 지속적인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녹아서 북극곰이 먹이를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져 보다 더 깊은 곳으로 수영을 하는데 얼음이 없으니까 물에 빠져 익사한다는 내용이다.

 

 

 

 재난 영화의 종류는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자연의 재해로 인한 것이고 두번째는 인간의 재해로 인한 것이다. 자연의 재해는 화산폭발, 지진, 혜성충돌 등이며 (외계인의 침공도 자연의 재해로 집어넣어야겠지요), 인간의 재해로 인한 것은 핵전쟁으로 인한 인류멸망, 방사능 물질 누출로 엄청난 크기로 변한 곤충들, 미친 천재 과학자가 일부로 퍼뜨린 바이러스 등이다. 그런데 여기서 첫번째의 경우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왜나면 자연재해의 경우에 아직까지 우리 인류가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과학기술을 이용해 초보적이나마 인공 강우, 지진 예보 등은 가능하나 화산 폭발과 같은 것들은 아직까지 막을 수 없다. 그러나 두번째인 인간재해의 경우에는 우리가 통제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욕심, 무지, 탐욕 등으로 인해 발생한 재난들이다. 영화 '혹성탈출' 의 경우를 예를 들어보자. 주인공은 우주선을 타고 블랙홀과 같은 곳에 빠져 수십년 미래에 가게 된다. 그러나 그 곳에는 원숭이가 인간을 다스리는 곳으로 인류는 이미 핵전쟁으로 멸망한 상태이다.

 그럼 '지구 온난화' 라는 소재를 선택한 투모로우의 경우에는 위의 두 가지중 어떤 재해에 속할까? 물론 말 안해도 뻔하지만 인간재해에 속한다. 지구 온난화는 산업혁명 이후 물질적 삶을 풍족시키기 위해 인류가 지나치게 화석연료를 사용했기 때문에 생긴 재난이다. 경제적 발전만을 추구하고 산림을 마구 벌목하며 지하자원을 엄청나게 쓴 결과는 인류의 풍족한 삶이 아니라 다시 찾아온 빙하기이다.

 지구는 눈으로 뒤덮였으며 온도는 수십도로 떨어졌다. 지구의 반쪽을 차지하던 북방구는 이미 지도에서 사라졌으며 모든 강과 바다는 얼어붙었다. 인류가 지난 1만년 동안 이룩했던 문명은 얼음속에 묻혔으며 인간은 그 속에서 추위에 떨다 죽어갔다. 설령 살아남는다 하더라도 식량고갈로 멸망하게 될 것이다.

 

 위 사진은 그린란드 얼음분포도이다. 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얼음이 녹은곳인데 육안상으로도 확연히 왼쪽의 92년도보다 오른쪽의 2002년의 얼음이 더 많이 녹았음을 알 수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결국 섬자체의 얼음이 모두 녹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투모로우에서 아버지가 아들을 구하기 위해 헌신을 다하고 결국 재회한다는 내용을 다루듯이 영화는 전체적으로 할리우드 공식을 따르고있다. 결말의 경우에는 모든 재난 영화의 끝이 그렇듯 다소 시시했는데 모든 것이 다 끝날 것처럼 보였지만 갑자기 우주 비행사가 '지구의 눈이 사라지고 있다' 라고 말하면서 예전의 모습을 되찾는 것은 너무 해피엔딩을 염두해두지 않았나 싶다. 그것보다는 차라리 아버지가 아들을 구하되, 지구는 여전히 빙하기를 맞이하면서 그나마 살아남은 인류가 지난 역사를 반성하면서 빙하기의 환경속에서 새롭게 (기껏해봐야 아주 작은 규모겠지만) 문명을 만들어나간다.. 라는 것으로 설정하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나 재난 영화의 관점에서 본다면 투모로우는 기존의 것과는 다소 다르다. 여기에서는 미국의 영웅주의도 보이지 않고 자연을 정복하는 인간의 모습도 나타나지 않는다. 아마겟돈처럼 혜성이 충돌한다고 해서 몇 명의 특공대가 가서 핵폭탄을 설치해서 궤도를 바꾼다던지 하는 것을 이 영화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투모로우에서는 인간은 재난앞에서 나약한 존재일 뿐이고 어쩌면 그대로 멸망의 길을 걷게 될지도 모르는 존재로 전락하게 된다. 물론 영웅도 있을리가 없다. 그나마 주인공 역할로 나오는 잭 박사도 영웅이라기보다는 단지 아들을 위해 헌신하는 한 아버지의 모습으로만 비친다. 기후학자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기껏해봐야 미국 대통령에게 '북쪽의 사람들을 모두 포기하고 살아있는 사람들만이라도 최대한 남쪽으로 내려 가야 합니다' 라는 말뿐이다. 사태를 진정시키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고 오직 더 나빠지지 않길 바랄 뿐이다. 심지어 대통령은 피난 도중 죽게 되고 부통령이 자리를 이어받게 된다.

 

 재앙 영화의 단골 캐랙터로 등장하는 자유의 여신상. 역시 투모로우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여기에서는 빙하가 녹으면서 급격한 해수면 상승으로 물바다가 된 미국의 자유의 여신상이다.

 재난 영화를 볼 때 우리는 '과연 현실속에서 그런 일이 진짜 일어날까?' 와 '만약에 일어난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라는 점을 생각하면서 본다. 그렇기 때문에 투모로우의 경우에도 그 현실 가능성에 대해 여러 반박이 많다. 가장 큰 것으로는 '아무리 지구 온난화가 급속하게 진행된다 하더라도 단 수주만에 어떻게 지구가 빙하기로 돌아갈 수 있나?' 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내가 과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충분한 답을 못하지만 우리는 그 질문에 대해서 아래처럼 답변할 수 있다.

『  영화가 주는 목적은 흥밋거리나 교훈, 그리고 감동이다. 재난 영화의 경우에는 앞에서 말한 것 이외에도 우리에게 그 재해를 미리 경고함으로써 경각심을 일깨워주는데 목적이 있다. 물론 영화에서는 흥행성을 위해 상황을 극단적으로 치우치게 하고 현실을 너무 낙관적, 혹은 비관적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그치만 우리는 영화속 현실이 100% 거짓이라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언젠가는 미약하나마 그 재앙의 일부가 우리 인류에게도 닥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특히 그 재앙이 자연 재해가 아닌 인간재앙의 경우에 시사하는 바는 더 크다. 우리는 현재 표면상으로는 높은 기술문명을 만끽하며  과거와 같은 큰 전쟁 없이 살고 있는 걸로 보인다. 그러나 그것은 무기의 화력이 너무 세져 서로간의 공멸을 우려한 나머지 전쟁을 억제하는 것 뿐이다. 제3 차 대전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는가? 그러한 점에서 재난 영화는 우리가 단순히 흥밋거리로 보는 것에서 넘어서 하나의 메시지를 던져주는 셈이다. 』

 

 

 

 

  

영화속에서 눈으로 뒤덮힌 지구의 모습. 유럽대륙과 아시아에서는 더 이상 초목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그나마 남은 남쪽도 언제 눈으로 덮힐지 모른다. 결국 지구는 만년전 끝났던 빙하기를 새롭게 맞이하게 된다.

 

  

 필자가 초등학교 저학년때쯤에는 하늘에 보면 별이 많았었다. 그래서 가끔 하늘의 별을 보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주변에 공장이 생기고 자동차가 늘면서 어느때부터인가 밤하늘에 별이 하나 둘 줄어들기 시작했다. 2~3년 전부터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기껏해봐야 큰 별만 몇개 보일뿐이였다. 그래서 문득 이런 두려운 생각도 들었다. 내가 나중에 자녀를 낳으면 "아빠. 별자리라는 것은 어떻게 보는거야?" 라는 질문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고..

 

 지구 온난화와 관련된 문제가 거론된 것은 오늘 어제의 일만은 아니다. 그치만 아직도 그와 관련된 해결책은 커녕 세계적인 합의도 안되었다는 것은 우리 인간의 지나친 이기심때문은 아닐까...

 

 

지난 몇 주간은 자연의 파괴력에 직면하여 우린 겸양의 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수년 동안, 우린 아무런 피해 없이 우리의 천연자연을 쓸 수 있으리라는 믿음으로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틀렸습니다. 틀렸음을 넘 늦게 깨달은 겁니다...

 

 (맥시코로 피난간 미국 대통령의 영화 마지막 대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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